물 속에 가라앉은 비밀을 찾아서 주예준
38세, 남성, 태권도 관장
외관
빛이 들면 푸른 빛으로 보였다가도 어두운 곳에서는 검은 색에 가깝게 보이는 어중간한 남색 머리카락에, 밝은 햇살 아래서 반짝이는 것 같은 밝은 연두색 눈동자가 그가 지니고 태어난 색채다. 곱슬거리는 머리칼과 속눈썹이 풍성한 점까지 더해 다소 화려하게 느껴지는 인상.
특이하게도 그 자체는 무표정한 낯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유독 짧고 얇은 윗입술과 살짝 길고 도톰한 아랫입술이나 끄트머리가 살짝 처진 눈매와 달리 위쪽을 향해 솟구쳐 있는 얇은 눈썹 탓에 웃고 있는 얼굴처럼 보이는 낯을 가지고 있다.
눈 아래에 짙게 져 있는 애교살 또한 그런 웃는 상에 한 몫을 꽤 크게 하고 있다.
때문에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것을 즐겨 하는 성격과 달리 그를 성격 좋고 싹싹한 인물로 보는 이들이 많아 어렸던 시기에는 꽤나 고통을 받았다. 이제는 그 낯짝 덕에 좋게 말하면 진중하고 나쁘게 말하면 고지식하다고 볼 수 있는 성격에도 불구하고 학원의 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꽤 좋아하고 있다.
늘 몸을 넉넉하게 품어주는 한 품 큰 옷을 입고 있어 크게 티가 나지 않지만, 의외로 몸이 굉장히 좋다. 사실 그가 태권도 학원의 관장 일을 할 정도로 오랜 기간 운동을 해 왔다는 걸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다소 화려한 상을 하고 있는 얼굴과 결합해 보면 다소 어울리지 않는 몸매인 것도 맞는 듯.
최근에는 가을이라는 이유로 얇은 흰색 터틀넥 티 위에 긴팔 츄리닝 상의를 걸쳐 입었다가, 더우면 벗어서 허리에 묶었다가를 반복한다. 태권도 관장이라 그런지 허리에 무언가를 묶고 있는 게 익숙한 건지도.
목에 하고 다니는 목걸이의 끝에 매달려 있는 건 백금 반지다. 꽤 도톰한 남성용 반지인데, 손에 하고 있기에는 손을 쓰는 일이 잦아 걸리적거려 목으로 옮긴 지가 꽤 되었다는 모양이다. 실제로 꽤 오래 착용했던 반지인지 생활기스가 꽤 있다. 같은 재질의 목걸이는 반지보다는 생활기스가 덜하다. 그런데 반지 안쪽, 목걸이에 감겨 잘 보이지 않는 쪽에 무언가 각인 같은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손을 주머니에 자주 넣고 있는 편으로, 보기 어려우나 손 자체는 그 키와 덩치만큼이나 크다. 어쩌면 그 체구에 비해서도 큰 편일지도 모른다. 손가락도 굵직하고 길쭉해서, 평균 체형의 여성과 손을 마주 대보면 손가락 두 마디 정도는 차이가 나고 평균 체형의 남성과 마주 댔을 때도 반 마디에서 한 마디까지는 차이가 나는 편.
이래저래 손 전체적으로 굳은살이 많은 편이다.
신고 다니는 운동화는 꽤 오래 된 티가 나는 물건인데, 실제로 신어보면 몹시 푹신하다. 그만큼 쿠션이 들어간 탓인지 신으면 키가 5cm 정도는 커진다.
성격
#무뚝뚝한 #고지식한 #내성적인 #마음여린 #단순한
얼굴만 봤을 때는 분명 능글거리기 짝이 없는 사람일 것 같고, 구렁이 담 넘어가듯 거짓말 하고, 융통성이란 융통성은 다 갖고 있을 것 같은 얼굴이지만 사실 그의 성격은 그 정반대다. 무뚝뚝하고, 고지식하고, 꽉 막혔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군인을 했다면 평생 말뚝을 박고 살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명령을 들으면 꼭 하라는 대로 행동하고, 자기가 무언가 명령할 때도 FM대로, 매뉴얼대로 굴어서 별명은 FM 라디오 정도인 사람이었을 수도 있는 일이고.
하지만 어쨌든 현재의 주예준은 군인도 아니고, FM 라디오라는 별명도 없다. 한 명의 태권도 학원 관장이라는 일개 민간인의 직책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이 무뚝뚝하고 고지식한 성격을 가지고 애들을 자주 돌봐야 하는 태권도 학원 관장을 할 생각은 도대체 어떻게 했는지! 우리 모두가 예상하고 있듯 학원 초기, 그는 정말 개고생을 했다. 어떻게 아닐 수 있겠는가? 능글맞고 늘 웃는 것 같은 얼굴만 보고 다정한 사람이겠거니 지레짐작해서 다가온 아이들이 그의 성격과 말투를 겪고 울면서 돌아가는 일이 몇십 번은 일어났는데. 그는 결국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 그의 성격을 개조했고, 지금도 여전히 무뚝뚝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라는 천성은 고치지 못했더라도 나름대로 다른 사람들과 살 붙이고 살며 살갑게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숫기와 사회성은 가지게 됐다.
사실, 그가 그의 무뚝뚝한 성격을 따라 천성이 무심하거나 냉철한 인간이었다면 이렇게 개고생에 마음고생까지 해 가며 성격을 좀 개조하지는 않았을테지만 말이다.
그는 마음이 몹시 여린 사람이었다. 지금이야 그 정도는 아니지만, 지금보다 열 살쯤 어릴 때 까지는 애가 자기와 대화하고 울었다고 하루 온종일 심란해하다가 집에 들어가서도 생각하고, 결국 베갯잇을 조금 적시고 나서야 잠들 수 있는 사람이었으므로. 그래도 38년이라는 삶을 살고 나름대로 사회에 적응해 살게 되면서 그 정도로 마음이 여린 사람으로 남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그는 일상 대화에서 상처를 꽤… 받는다.
어쩌면 큰 상처를 입은 날에는 예전처럼 혼자 베갯잇을 적시고 있다가 잠들지도.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잠을 자고 일어나면 전날의 상처는 쏙 잊어버리고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는 단순한 인물이기도 하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래왔다.
특징
LIKE
태권도, 운동, 독서, 혼자의 시간, 요리, 적당한 수준의 사교 활동 (상호 친밀한 인물 간에 4시간 이하의 사교 활동 수준을 기준으로 함)
HATE
인어, 물, 과도한 사교 활동 (상호 친밀하지 않은 4인 이상의 사람이 1시간 이상 끊기지 않고 수다를 떠는 수준을 기준으로 함)
쨍쨍한 여름 햇살을 받으며 태어난 듯한 색채를 가진 사람 답다면 답게도, 한창 강한 햇빛이 내리쬐고 있던 한여름인 7월 19일의 밤에 태어났다. 혈액형은 RH-O형으로, 어릴 때는 그 혈액형이 희소하다는 소리를 어디서 들었는지 ‘혹시 다치면 수혈을 못 받아서 죽는 것 아냐?!’ 하는 생각을 하며 며칠쯤 행동을 조심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 생각은 자신에게 혈액형을 물려준 아버지도 성인이 되었을 때까지 잘만 살아있다는 걸 깨닫자마자 사라졌지만, 가족들 사이에서는 꽤 오랜 기간 놀림거리였다.
그리고 이런 일화를 보면 알겠지만, 그의 MBTI는 극 I와 극 N과 극 F와 극 P가 조합되어 만들어진 극한의 INFP다. 그러니까, 그의 성격에서 나타나는 무뚝뚝한 면모는 사실 극단적인 I 탓에 드러나는 그의 내성적인 경향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그는 사람 사이에서 지내는 것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깨닫기 전까지는 자신의 외향형 스러운 외모를 꽤 오래 원망하기도 했다. 자신과 쏙 빼닮았지만 자신과 달리 외향적인 인간인 어머니에게 직접 원망하는 말을 내뱉지는 못했지만, 바깥에서 그의 성향을 오해하고 다가온 사람들에게 한참이나 시달리고 돌아온 날마다 축축하게 젖어있던 베갯잇 탓에 부모님은 사실 이미 알고 계셨을지도 모른다.
가족사항은 어머니, 아버지, 자신과 쏙 빼닮았지만 성격만큼은 외향형 인간인 남동생 하나. 사실, 극단적으로 내향적인 예준에게서 알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그의 가족은 싸그리 다 외향적인 인간이다. 본가에 돌아가는 날이면 거의 유일하다시피 방에 틀어박혀서 책을 읽다가 가족들에게 거실로 끌려나와 바베큐 파티니 홈 파티니 하는 것에 휘말리는 게 예준의 일상. 화목하다면 화목한 가정이지만, 최근 몇 년 동안에는 예준과 교류가 없었다. 주로 예준 쪽에서 연락을 거의 받지 않는다.
손을 자주 주머니에 넣고 있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의 버릇 같은 것인데, 평소에는 주머니에 넣고 가만히 있을 뿐이지만 가끔 멍하니 무슨 생각에 잠긴 것 같은 때에는 주머니 안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린다.
뭐냐고 물어보면 퍼뜩 정신을 차리고 간식거리를 쥐여준다. 학생들을 자주 대하는 탓에 생긴 습관일까.
머리를 정리해야 할 일이 있으면 평소보다 말이 더 적어진다. 간혹 평소보다 1.5배 정도 강도로 운동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기타
소지품
목걸이와 반지 - 목걸이 줄에 걸려 있는 반지. 생활 기스가 꽤 많이 나 있다.
목걸이 줄에 걸려있는 부분의 안쪽에 글자가 적혀있는 것 같다.
자잘한 간식거리 - 사탕이니 젤리니 하는 어린 나잇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류.
주머니에 조금씩 가지고 있다.
스탯
체력: ◆◆◆◇◇
근력: ◆◆◆◆◆
방어: ◆◆◇◇◇
민첩: ◆◆◆◆◆
운: ◆◇◇◇◇
총합: 16
비밀 설정
목걸이로 늘 하고 다니는 반지의 주인과는 10년 전 결혼했고, 2년 전 사별했다.
사별 당시의 기억은 확실하지 않다. 결혼 기념일이라 갔던 바다에서 어쩌다보니 배우자가 인어에게 물렸고, 혼란한 사이에 그대로 바다에 빠져 죽었다. 어쩌면 바닷속에서는 인어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예준으로서는 알 길 없다.
그러니 2년 전의 12월 7일은 운이 없었다는 말로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는 날이었다.
예준이 그 날에 대해 기억하는 것은 그 짧은 문장으로 정리되는 일 뿐이지만, 그것이 그 날의 참혹하던 상황을 가려주지는 않는다. 예준은 그렇게 반년을 폐인으로 살았다. 가족과도 연락이 거의 끊겼다.
그와 배우자가 함께 꾸려나가고 이제는 확실하게 동네에 자리잡았던 태권도 학원도 관장과 사범이 함께 나오지 못하니 문을 닫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예준의 현재 직업은 ‘전직’ 태권도 학원 관장이라는 것이 정확하다.)
때문에 예준은 인어와의 전쟁을 뒤늦게 알았다. 어쩌면 자신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몸을 내려다 봤지만 반년을 폐인으로 산 몸은 이미 너무 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평생을 운동인으로 살아온 몸은 다시 다듬으면 얼마든 날카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몸이었다. 예준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자신을 갈고닦았고, 8월이 되기 전 과거의 수준에 가까운 수준의 신체 능력을 회복했다. 아쉽게도 운동을 쉰 기간이 길어 지구력과 체력은 그때만큼 받쳐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근력과 속도만큼은 돌아왔다고 자부할 수 있었다.
그리고 8월, 기회가 왔다.
*현재 가족과의 연락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은 이 일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한 외면이기도 합니다. 가족, 혹은 배우자에 대해 알던 인물과 마주하고 위로받으면 배우자가 이제 영영 자신의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너질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거 배우자가 있던 시절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과의 대면이나 일정 시간 이상의 대화를 회피하고 있습니다.
비밀 소지품
주머니 속의 반지 - 목걸이에 있는 것과 같은 백금 반지로, 안에 전 배우자의 이름(정현우)과 441207이라는 숫자가 이어 새겨져 있습니다. 2년 전까지 늘 착용하고 다니던 반지는 이 쪽의 것으로, 실제로 목걸이에 걸려 있는 반지는 주예준의 손가락 호수와 맞지 않습니다.
목걸이로 하고 다니는 반지에는 주예준의 이름과 441207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러닝 IF
배우자가 인어에 의해 죽었던 만큼 지원 의사에 인어에 대한 혐오감과 복수심 또한 존재하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이들이 자신처럼 인어에 의해 가족을 잃는 일을 덜 겪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구조대원 공고에 응답했습니다. 백신에 대한 이야기는 뒤늦게 들었던 만큼 알지 못했지만, 듣고 난 후에는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백신이 있다면 자신과 같은 슬픔을 공유할 사람은 줄어들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예준 또한 슬픔을 이길 기쁨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쁨을 얻고 나면 배우자를 잃었다는 슬픔 또한 이기고 일어설 수 있을 겁니다.
감염 IF
팔이나 다리를 물렸을 경우: 적어도 1시간은 고민하겠지만, 결국 미련을 가지지 않고 절단합니다.
절단 불가능한 부위를 물리거나 베여 감염될 경우: 감염 사실을 알게 되면 3단계가 될 때까지 고민하지만, 만약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타인을 공격하려는 충동이 한 번이라도 들 경우 스스로 무리에서 빠져나가 실종됩니다. 아마 자신의 배우자를 죽인 인어와 동족이 되고 싶지 않을 것이므로 자결합니다.
질문
Q. 구조대에 자원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해안가에 고립된 이들이,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혹시나 모를 불운에 의해 저와 같은 슬픔을 겪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슬픔은 공유하면 작아진다고 하지만, 제가 겪어보기로 이런 류의 슬픔은 애초부터 공유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고통입니다.
Q. 임무 성공 시 받기로 한 보상이 무엇인가요?
착수금, 그리고 가족이 제가 임무에 참가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만일의 경우…. 그러니까, 제가 죽음을 맞이해 돌아오지 못하게 될 경우 가족에게 제 죽음을 알리지 않는 것도 포함됩니다.